은행(行)을 금행(金行)이라 안하고 왜 은행(銀行)으로 표기할까?
돈을 취급하는 은행을 은행(銀行)으로 표기한다. 한, 중 일 3국이 곹통으로 그렇게 쓴다.영어에서는 Bank,
프랑스어에서는 Banque, 모두 중세 환전꾼들이 동전을 쭉 올려놓고 돈을 세던 책상을 의미했던 Bancus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두 가지점이 궁금하다. 화폐제도 발달사를 보면,
은본위제도(silver standard system)-금본위제도(gold standard sytem)-관리통화제(Managed Currency System)
순이다.
올림픽 메달순위에서 보듯, 금메달이 은메달보다 상위 개념이고, 은 보다는 금이 더 비싸다. 또한 돈의 흐름을 다루는
정책을 금(金)융정책이라고 한다.
은행관련 정책이니, 은(銀)융정책이라 해야 할텐데...그 뿐이 아니라, 은행이 금을 취급하니, 은(銀)행 대신 금(金)행이라야
맞는 말이 아닐까?
가장 간단한 답은 이렇다. 1872년 일본은 미국 국립은행(Bank of America)를 본따, 일본 <국립은행 조례>를 제정하면서,
영어의 Bank란 말을 은행(銀行)으로 번역해 쓴다. 이것을 조선과 중국이 후에 수입하며 사용한 것이다.
그러면 왜 일본은 Bank를 은행(銀行)이라고 번역했을 까. 그것을 알려면 은본위제도와 행(行)이라는 한자어 뜻을 먼저 살필
필요가 있다.
은본위제도에 관해서는 다소 설명이 길어질 터이니, 먼저 중국에서 사용된 행(行)자의 의미를 살펴보자. 行(행)은 중국에서
점포, 가게, 시장을 의미했다.물건을 사고 파는 상행위가 이루어지는 장소를 의미했다.
그래서 서양문물을 번역하던 일본 학자들은 Bank를 은(銀)을 사고 파는 장소라는 의미로 은행(銀行)으로 번역했다.
중국은 1935년까지 은본위제도를 사용했고, 세계 은 시장의 생산량을 좌우하던 일본은 당연히 은본위화폐 제도를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동경에 가면, 서울의 명동과 같이 가장 번화하고 화려한 거리로 銀座(긴자)있다.
이 이름은 예도(江戶)시대에 실제로 은화를 주조하던 곳을 의미했다. 그 후 긴자(銀좌)는 도시의 중심가에 있는 가장 번화하고
화려한 거리의 대명사처럼 되어, 일본 각 도시에서는 미를 본따 銀座(긴자)란 이름의 거리이름이 있기 마련이었다. 마치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번화가 이름인 샹젤리제(Champs Elysees)라는 이름을 다른 도시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 처럼...
여하튼 Bank라는 영어단어는 금본위제 기간은 말할 것 없고, 금본위제도 대신 달라나 유로화 등 관리통화제도
(Managed Currency System)을 채택하고 있는 오늘날에도 계속 사용되고 있다.
단, 금융정책이니, 금리니 하는 은행관련 업무을 말할 때는 은(銀)대신 금(Gold)를 의미하는 금(金)자를 사용, 金融政策미니,
숲利니 하는 말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상 가장 오래 지속되어온 은본위제도의 발달과정은 대략 어떠하였을까?
은화(銀貨)의 역사는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기원전 3000년 경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에는 은의 가치가 금보다 크게 웃돌았다. 금은 사금(沙金)상태인 반면, 은은 광석에서 추출하였기 때문이다.
정련법(精錬法)이 없던 시대에는 은의 가치가 높았으나, 정련법의 발달로, 광산발견이 증가하며, 은의 산출량이 증가하자,
은 값은 하락했다.
은화를 주로 사용한 곳은 로마제국, 로마 제국에서는 금화, 은화, 청동화가 주조되었는 데, 10세기 전후 상업의 발달로
소액화폐가 필요하자 은화중 Penny은화로 불리는 동전(coin)을 주조하며 사용하였다. 그리하여 헝가리에서 미국으로 이민가
가난하게 지내던 George Soros가 환전을 통해 일약 세계적인 금융자산가가 되어, 한국에 까지 투자를 하고 있는 데서
볼수있듯, 중세 독일 남부 Ausburg시에서는 Fugger라는 유태인 상민이 은화 환전 장사를 해서, 당시 유럽의 거부가
되었었다. 유럽에서 유태인으로서 첫 거부가 된 사례였다.
역사상 유럽에서는 금융자산을 통해 각국 왕들과 제후들 및 로마교황에게까지 막대한 정치적 영향을 미쳤던 부호가 몇
있었는 바 그 중에서도 이태리 피렌체의 메디치(Medici)] (家), 남부 독일 Augsburg의 Fugger가(家)가 유명했다. 미중 Fugger
가는 15~16세기 유럽의 최대 금융자산가로, 19세기 유럽의 금융황제로 불리워지던 Rothschild 家와 함께 유 계 독일인이었다.
Fugger 家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의 집, 요지음 한국식으로 말하면-밥집을 전국 여러곳에 건설, 빈민들의 구제에
특히 공이 많은 부호로 유명했다. (나는 수년전 Augsburg를 방문, 현재 독일 문화재로 보존중인 Fugger家의 본산을 방문해
보았다. Fugger는 자신의 대 저택을 배고픈 행인들을 위해 개방했던 자선가로서 유명 다.)
미들이 부호가 될수 있었던 것은 유럽이 중세이래 무역이 번창하였을 때, 환전과 무역을 통해서 였다.
은화도 17세기 후반부터는 서서히 유일 통화로서의 가치를 상실해갔다. 유럽제국에서는 금과 은을 병존하는 금,은 복본위제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영국이 1931년 금본 제를 이탈하며, 경제학자 케인즈(Keynes)가 주창한 관리통화제
(Managed currency system)를 실시, 금일에 이르게 되었다.
(중세때는 금과 은의 가치비율이 1:12였다. 은값 금값의 12배였다는 의미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지 수십년이 지난후까지, 우리는 은행장이란 말 대신 은행 두취(頭取라는 말을 많이 썼다.
일본은행에서 쓰던 말이다. 뿐만 아니라, 오늘날 우리 쓰고 있는 은행 통장(通帳)이란 말도, 1872년 일본 국립은행조례가
생긴미래 만들어진 용어다.
가급적 외래어를 우리 나라말로 표현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엄밀히 따지면, 우리 대부분, 특히 전문용어들은 사실 우리민족이 원래 쓰던 말들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말 화 되버린 기업의 CEO나, 은행(銀行)이라는 말 모두 우리가 수입해서 우리말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16세기~18세기 기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사용되었던 Thaler(탈레)은화: 오늘날 국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는 Dollar라는
말의 어원은 바로 Thaler 은화에서 나왔다.

일본의 20전 은화
1572-1620년 제위한 명(明)나라 14대 황제 만력제(萬歷帝)시대에 주조된 은화(銀貨) 만력은조(萬曆銀造) 중국의 은본위제
(Silver Standard)는 1935년까지 계속되어오다가, 그 이후에는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케인즈(KEYNES) 주창한 관리통화제
(Managed Currency System)을 채택한다.

언어란 오랫동안 그렇게 인식되어 써왔으면, 그렇게 써왔다는 사실이 논리를 앞서간다. 은행의 예가 그렇다. |
금본위제도하에서도 금행이라 안부르고, 은행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렇게 부르는 관습이 우선하기 때문이다.
프랑스어로 금은 Or(오르) 은은 Argent(마르장)이라고 한다.
우리말로 돈을 표시할 때 일금(金) 얼마로 표시하듯, 금(金)자로 표기하니, 프랑스 사람들도 돈을 의미하는 말을
쓸때 금(金)에 해당하는 Or(오르)라는 말을 사용할 것 같은데, 은(銀)에 해당하는 Argent(마르장)이란 말을 사용한다.
은행을 금행이라 안 부르고, 은행이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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