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대종을 찾기 전에 재밌는 일화가 있어.
천문 보시는 양반이 그림을 잘 그리는데
무엇을 찾거나 진법을 칠 때는 먼저 이 분이 그림을 그렸어.
나중에 확인을 해보면 이 그림과 실제가 모양과 사이즈가 똑같았어.
연화봉석(여의주)도 그렇고 검도 그랬었고...
![21 황금대종과 용이야기의 후일담 [산정기담]](/post_image/2024-08-17T15:05:29+09:00.jpg)
이 양반이 황금대종을 찾게 될 지 모르고 이미 40년 전에 황종회黃鐘會라는 걸 만들었어.
황금종이 나타난 것을 알고는 '이것 때문에 황종회를 만들었구나!'고 하는거야.
경주로 출발하기 전에 우리가 찾게될 황금종을 그릴려고 했는데
그날은 이 양반이 못 그리더라구. 도대체 시작을 못하는거야.
'이게 왜 안 그려지나...'
그러다가 갑자기 잠깐 어딜 가봐야한다거야.
어딜가냐고 물었더니 조계사 앞에 성종사가 있는데, 그 앞에 용이 웅크리고 있다는거야.
우리가 그때 여의주를 건네 준 용이 거기 있다는 거였어.
성종사가 불교 사찰의 종을 만드는 곳이야.
그래서 급히 가봤더니, 성종사 앞에 용은 없고
웬 팔십 쯤 된 노인이 하얀 옛날 도포 같은 옷을 입고
작은 괴나리 봇짐 같은 것을 옆에 놔두고 그 앞에 쭈구려앉아 있는거야.
용은 없고 사람 아니냐고 했더니, 이 양반이 '저게 용이야!' 그러면서
그 할아버지한테 다짜고짜 '너 용가龍家지? 너 용이지?' 그런거야.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 반응이 참 황당한게 '어, 나 용가 맞는데, 왜 반말을 해...'
하면서 아주 바보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순진한 것 같이 대답을 하는거야.
'당신 경주에서 왔지?' 하니까, 그렇다고 경주 어디에서 왔다고 하는거야.
'잔말 말고 내가 그리다가 안 그려져서 왔는데, 너 때문이니까, 네가 그려!'
'어, 알았어. 그런데 왜 자꾸 반말로 그래. 내가 당신보다도 열 살은 더 많겠다.'
그러면서 주섬주섬 괴나리 봇짐에서 꺼내는데 다른 것은 없이 물감이 나오는거야.
요새는 쓰지 않는 6.25때나 쓰던 그런 물감.
우리는 그냥 다른 얘기 안하고 그냥 종鐘이나 그리라고 했는데
종이를 딱 놓더니 그냥 일필휘지로 종을 촥 그리고,
칼라로 노란색, 빨간색으로
용龍도 그린 다음에 '황금대종'이라고 자기가 딱 쓰더라구.
그리고선 하는 말이 '아, 이제 이게 나올 때가 됐구만.'
우리가 황룡사에서 황금대종을 찾겠다는 걸 그 사람이 알리가 없는 거거든.
그냥 격물치지로 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겠다고 한 거거든.
'다 됐으면 얼른 내 놔!' 같이 갔던 양반은 계속 반말이야.
'알았어' 하고 주더라구.
나는 그 사람이 용이라니까 더 얘기를 해보려고 하는데,
더 볼 것 없다면서 가자고 해서 택시를 탔어.
택시에 타고 뒤를 돌아봤는데 없어.
아무 것도 없어, 흔적도 없이 할아버지가 사라진거야.
이 할아버지가 용인데, 그 이후에 이 할아버지를 여러 번 봤단 말이야.
그 사건 이후로 만날 때는 진법칠 때 힌트가 될 만한 물건을 던져만 주고 가는거야.
용 할아버지가 그림을 던져줘서 여러분하고 찾아갔던 촉동의 금보탑.
함양에 있는 가야시대의 삼층탑과 용굴 - 여기서 다른 용하고 또 만났지.
지금도 종로구청 근처에서 가끔 나타나.
거기는 내가 가끔 가는데 특별히 필이 이상해서 뒤돌아보면 저 멀리서
'이거 가지고 가!' 하고 던지고서는 싹 사라져버려.
쫓아가면 '오지마, 오지마.' 하면서 물러서는데 코너를 돌면 없어졌어.
끝까지 쫓아간 적도 있는데 분명히 막다른 골목인데 쫓아가 보면 없어.
공룡 : 신기하네요. 그런데 말씀하시는 곳도 종로네요. 종로鐘路.
아, 종로! 그것도 재미있네.
공룡 : 실제 용하고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세요?
별도로 용하고 직접 대화하는 분이 있어.
그 양반은 수십년간 용만 쫓아다닌 분인데,
우리 진법팀에서 용과 관련해서 일이 있으면 그 분을 도움을 좀 받았어.
우리는 용이 어떤 얘기를 하는지 못 알아들어. 냄새만 맡지.
그 양반이 통역을 해주지.
그런데 내가 용을 보면서 느낀 점은 나쁜 용이 있다, 좋은 용이 있다는 것은
인간의 차원에서 판단하는 것이지 용이 실제로 악령스럽고 그런거 아니야.
용이라는 존재는 아주 선량한 존재 같아.
서늘한 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마음이 푹 놓인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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